수술 전 날
수술 전 날 짐을 챙겨서 언니네 집으로 갔다.
수술받기로 한 호산 여성병원이 압구정에 있는데, 오전 첫 번째 수술 예약이라서 아침부터 무거운 짐 들고 병원으로 바로 가기에는 너무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친언니가 현재 청담동에 살고 있어서 언니 집에서 자고, 언니와 함께 수술 당일 날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언니가 수술 전 날이라고 몸에 좋은 거 먹어야 한다며 장어를 구워줬다.
그래서 저녁 6시쯤 수술 전 마지막 식사로 장어를 먹었고, 커피를 후식 마신 뒤 저녁 8시부터 금식 시작!
물도 마시지 말라고 했지만, 수술 전 먹어야 하는 싸이토텍정 알약 2알은 잠들기 전에 소량의 물과 함께 마시라고 했다.
공복으로 시간을 보낸 뒤 밤 12시쯤 싸이토텍 정 2알을 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약을 복용한 뒤 구토, 설사, 복통 등 다양한 고통을 호소해서 나도 이 약을 먹기가 조금 두려웠다.
싸이토텍 정 복용 후기
복용 20분 뒤
속이 약간 쓰린 느낌이 들고, 생리통 시작하기 전처럼 배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복용 30분 뒤
대변을 봤고, 아랫배가 점점 더 아파왔다.
복용 40분 뒤
진짜 생리통처럼 배가 아프고, 다리도 저린 느낌이 들었다. 속도 조금 울렁거린다.
복용 50분 뒤
언니가 핫팩을 준비해서 줌. 이불 덮고, 핫팩 10분 정도 배에 올려놓자 통증이 점점 사라졌다.
평소 생리통이 없던 사람이라면 이 통증으로 당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생리통이 워낙 심했었기 때문에 그 심했던 생리통에 비하면 견딜만한 통증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난하게 지나가서 다행이었다.
통증은 복용 한 시간 전에 끝났고, 만약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된다고 한다.
수술 당일_ 호산 여성병원 상급병원과 고급식
오전 9시 30분 수술 예약이었고, 오전 8시까지 오라고 해서 일찌감치 도착했다.
3층 분만실에서 수술 준비를 하는데, 3층에 도착하자 나연식 원장님께서 먼저 도착하셔서 인사를 해주셨다.
아침 일찍부터 먼저 도착해 수술 준비하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ㅎㅎ
그리고 어떤 여자 간호사 선생님께서 수술 전 확인할 사항들 물어보신다.
전날 금식은 잘했는지, 싸이토텍 정은 먹었는지, 키와 몸무게, 복용 중인 약이 따로 있는지,
약물 알레르기가 있는지 등등 의례적인 질문을 마치고 나서 수술 후 입원할 병실에 대해서
상급 병실을 사용하겠다는 동의서와 비급여인 고급식대로 변경하겠다는 동의서에 싸인을 요구하셨다.
나 역시 1인실을 사용하고 싶지만, 호산 여성병원 상급병실 이용료가 상당히 비싸다.
VIP실 55만 원 / 특실 45만 원 / 1인실 A급 35만 원 / 1인실 B급 28만 원
내 실비보험은 2인 병실료 기준 50% 까지만 보장된다고 해서 도저히 1인실을 이용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급병실 사용에 대한 동의서에는 사인하지 않고, 2인실을 이용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2인실은 현재 자리가 없고, 3인실을 사용해야 하는데, 3인실은 화장실도 안에 없고 많이 불편할 거라며 한번 더 1인실 사용을 권하셨다.
하지만 불편하고, 말고를 떠나서 진짜 돈이 없는데 어쩌겠는가.
나도 정말 1인실 사용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고, 2인실 이하로 부탁한다고 말씀드렸다.
대신 식사는 고급식으로 비급여 1만 5천 원짜리에 사인을 했다.
3인실이야? 회복실이야?
간호사 선생님께서 상급병실을 거부한 나를 3인실로 안내해주셨다.
3층 분만실 복도 끝에 있는 302호의 문 옆 침대였다.
해는 잘 들지만, 정말 후진 병실이었다 ㅋㅋㅋ
나중에 알게 됐는데 침대 등받이 세우는 것도 리모컨이 아닌, 보호자가 손잡이를 돌려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침대였다.
실망스러웠지만 내가 1인실을 못 쓰는 것이니, 불만을 묻어두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수술 가운을 건네주시며, 안에 속옷 모두 벗고, 수술 전에 받았던 압박 스타킹을 신고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생리가 끝날 무렵이라서 팬티라이너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하니까 그럼 팬티는 입고 있다가 수술방에 가서 말하고 벗으면 된다고 하셨다.
수술은 6층 수술실에서 할 예정이며, 수술 후 다시 이 병실로 돌아와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2인실로 다시 이동하게 되었고, 이곳은 3인실이 아닌, 수술 후 회복실이라고 했다.
뭐가 맞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혼자 몸으로 지내기에는 배우 힘든 방이다.
수술 전 관장
자궁 근종 수술하는 사람들 중 어떤 병원에서는 제모까지 해준다고 했는데, 호산 여성병원 나연식 원장님은 제모는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
수술복과 압박 스타킹을 신고 기다리자 입원실 안내했던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관장을 도와주셨다.
태어나 처음 해본 관장이었다.
선생님은 침대 위로 올라가 옆으로 누워서 다리를 가슴 쪽으로 당겨 움크리라고 했다.
그리고 속옷을 내리고 액체로 된 관장약을 항문에 두 개를 넣어주셨다.
넣자마자 화장실로 가서 10분 정도 기다리라고 했다.
보통 10분 전에 모두 장을 비운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정말 약을 넣자마자 뭔가 응꼬가 싸~한 느낌이 들어서 바로 복도 끝의 화장실로 향했다.
10분은 무슨.. ㅋㅋㅋ 거의 앉자마자 속을 비웠다.
다 비운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간호사 선생님께서 말한 10분 가까이 앉아있었다.
3층 화장실에 비데가 있어서 용변을 마친 뒤 비대로 깨끗이 씻었다.
나는야 매너 있는 환자라규 ㅋㅋㅋㅋㅋㅋ
수술 전 항생제 검사_ 항생제 테스트 주사만 4방 맞음
관장을 마치고 누우니까 다른 간호사 선생님께서 수술용 링거 주사 바늘을 꽂아주고, 항생제 테스트 주사를 놓아주셨다.
항생제 테스트 주사가 생각보다 아팠다. 약이 들어갈 때 통증이 있다.
위 사진과 같이 주사 놓은 자리를 볼펜으로 체크하고 약 15분 뒤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적어놓는다.
A 항생제 주사를 맞고, 시간이 조금 흐르자 주사 맞은 자리가 약간 붉게 변했다.
붓기나 붉은 반점의 정도가 좀 약한 편이라서 간호사 선생님은 아마 알코올 솜 때문에 그랬을 수 있다며
괜찮을 것 같지만 한번 더 테스트하자고 했다.
그래서 반대쪽 팔에 같은 A 항생제 주사를 한번 더 놨다.
아픈 주산데 두 번 맞음...
근데 두 번째 맞은 곳은 시간이 많이 흐르지도 않았는데, 모기 물린 것처럼 부어올랐다.
부어오른 것을 보더니 간호사 선생님은 부작용이 맞고, 이 항생제는 사용하면 안 되겠다며 다른 항생제 주사를 또 가져오셨다.
그래서 B항생제 주사를 또 맞아서 항생제 테스트 주사만 3번 맞음.
근데 B주사는 아까보다 더 빨리 부어오르고, 더 간지러웠다.
또 주사를 맞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간호사 선생님께서 수술할 때 알아서 확인하겠다며 그냥 기다리라고 했다.
나중에 수술 끝나고 보니, 오른팔에 볼펜으로 테스트한 표시가 하나 더 보였다.
그렇게 나는 항생제 주사 테스트만 4방을 맞았다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알레르기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부작용 난 항생제 이름 알아온다고 해놓고 까먹었다.
나중에 다시 물어봐야겠다.
드디어 수술실로 고고
그렇게 9시 30분까지 기다리자 또 다른 간호사 선생님이 수술실로 가자며 데리러 왔다.
수술은 6층에 있는 수술실에서 진행됐다.
수술실 들어간 뒤의 이야기와 수술 후 첫날 이야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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