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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주절주절

밤 12시, 여자친구의 깜짝 방문

by 아이엠 제니 2021. 12. 15.


밤 12시에 달려온 그녀




여자친구 집은 동탄, 내 집은 서울.
경로에 따라 50~55km 정도의 거리.
12월 1일이 되던 날 밤에 여자친구가 깜짝 방문을 했다ㅎㅎ





영상통화 거부





나는 여자친구가 일찌감치 잘 준비를 하는 줄만 알았다.
그렇게 잠들기 전까지 톡으로 대화 중이었는데 출출하다며 회가 먹고 싶다던 여자친구. 회 킬러인 나 역시 먹고 싶다고 대답하며 주말에 만나서 회 먹자며 대화중이었다.
그러다가 얼굴이 보고 싶어서 영상통화를 걸었는데 통화 거절을 하는 여자친구😲
그러더니 지금 영상통화 못 받는다고 말하길래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ㅎㅎ
뭐하길래 영통을 거부하나 싶었는데 또 톡이 왔다.

'나 애인 보러 가고 있오. 길 틀리면 안돼'

ㅋㅋㅋ 내비게이션 보느라 영통을 거부했던 것이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대답이라 정신도 없고, 어안이 벙벙했는데, 내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바로 입꼬리가 올라갔고, 내 손은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오면서 회 배달도 시킨 연애고수





운전 중에 회 배달도 시켜놓은 그녀.
회도 곧 도착하고, 자기도 곧 도착한단다ㅎㅎ

예전에 내가 무방비 상태일 때 집에 찾아오는 거 싫다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안 그래도 준비할 시간은 주려고 도착 전에 전화하려 했는데 내가 먼저 영통을 걸어버렸다며ㅋㅋ
함께 제주도 여행 갔을 때 알아서 우리 부모님께 귤 보내드리려 했는데, 울 엄마가 귤 보내라고 전화했던 적이 있다ㅎㅎ 그것과 같은 거라며ㅋㅋ 너의 이벤트에 내가 재를 뿌렸구나?ㅎㅎ


찬 바람과 함께 숨이 차게 달려온 사람



내 집 앞엔 주차할 곳이 마땅치가 않아서 항상 진아가 올 때마다 주차가 문제다. 우리 동네에서 두 번이나 차를 견인당한 적 있다. -_-
하지만 늦은 밤이라서 집 근처 교회 앞에 주차를 했다 하고 전화를 끊었었다.

그리고 잠시 뒤 현관 비번을 누르고 문을 벌컥 열고 진아가 뛰어 들어왔다. 현관 문도 활짝 열어놓은 채 우리는 와락 껴안았다.
진아는 저 꽃다발을 들고, 뛰어오느라 차오른 숨을 고르며 나를 세게 안아줬다. 겨울이 시작되어 차가운 새벽 공기가 진아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보고 싶었어" ,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
대문이 열려있거나 말거나, 찬 바람이 들어오거나 말거나 차가운 여자친구의 볼을 감싸고, 뒷머리를 쓸어 만지며 입맞춤을 했다.

그렇게 이성을 잃어놓고 뒤늦게 대문, 현관문 다 열려있다며ㅎㅎ 동네 사람들 보거나 말거나 내 눈엔 너만 보여😉


시든 꽃 버릴 때 기분이 이상하지 않냐던 너




사귀기 전에 꽃 선물이 뭐가 좋냐며, 꽃이 시든 뒤 버릴 때 기분이 이상하지 않냐며 실속 없는 선물 취급했던 너 ㅎㅎ 두 번째 꽃 선물이다.
내가 꽃 선물 뭐가 좋냐더니?라고 묻자 "네가 꽃 선물 받는 거 좋아하니까~"라고 대답한다.
그렇지. 사랑이라는 게, 연애라는 게 그런 거지.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 해주고 싶고, 같이 좋아하게 되고 그런 거겠지.



너 보고 싶어서 잠깐 얼굴만 보고 가려고 했어.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데 어떻게 왔냐니까 보고 싶어서 퇴근하자마자 댕댕이들 밥 주고, 산책시키고 달려왔단다. 그냥 잠깐 얼굴 보고, 같이 야식만 먹고 갈 거라는 진아.

왕복 100km 거리를 혼자 왔다 갔다 하게 만들기 싫다. 그리고 진아는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해놓고 나면 꼭 잠이 쏟아진다고 해서 한밤중에 혼자 운전하며 보내는 게 맘이 편하지가 않다.

결국 야식 먹고 내 집에서 잠깐 함께 눈을 붙인 뒤, 난 진아를 따라갔다.

나도 다음 날 아르바이트 때문에 서울로 돌아와야 했지만, 도저히 새벽에 여자 친구 혼자 보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린 새벽에 요란스럽게 만나 잠도 몇 시간 못 잤다ㅎㅎ 좋을 때라 그런가? 난 이런 수고마저도 즐겁고, 행복하다.

그렇게 처음으로 진아 집에 가게 되었고, 진아의 댕댕이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격하게 날 반겨준 고마운 아가들ㅎㅎ 아침에 여자 친구 출근을 시켜놓고, 댕댕이들과 뒹굴거리다가 난 우렁각시처럼 집 청소와 빨래를 돌려놓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난 네가 날 향한 감정 때문에 이렇게 무모하게, 대책 없이 굴 때마다 느낀다. 그게 진짜 네 마음이고, 네가 하고 싶은 게 그거라고. 너는 날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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